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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인터뷰] 최민수 지회장(금속노조 전남조선하청지회) 전남노동권익센터 2024-06-27 14:23:59 429
조선산업은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사내 하청업체들의 경영난과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HD현대삼호 사내하청업체들의 폐업 사태와 노동조합 활동의 어려움에 대해 금속노조 전남조선하청지회 최민수 지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금속노조 전남조선하청지회  

최민수 지회장  


1. 먼저 지회장님과 노동조합을 소개해주십시오.
 
전남조선하청지회는 HD현대삼호 사내하청노동자의 요구를 집약하고 대변하고 있는 노동조합입니다. 2022년에 공개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대형조선소가 있는 다른 지역에 있는 하청노동조합에 비하여 출발이 많이 늦었습니다. 그 만큼 더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공장을 조직하고, 그 조직력을 바탕으로 대불산단과 대한조선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지역지회로서의 역할에 복무하려 하고 있습니다.
 
 
2. 조선산업 초호황 속에 HD현대삼호 사내하청업체 신안, 세운산업이 경영난으로 폐업하면서 고용승계가 확정되지 않은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호황 속에 사내하청업체가 경영난의 이유로 폐업할 수 있는지 설명해주세요.
 
신안산업의 경우 신규업체가 90% 고용 승계했습니다. 나머지 10%는 조선소를 떠나기로 마음 먹었거나, 3의 업체로 이직 등을 염두하고 고용승계를 거부했습니다. , 노동할 의사가 있는 모든 노동자는 고용이 승계되었습니다. 다만 노조 활동했다는 이유로 지회장과 부지회장만 고용 승계되지 못했습니다. 세운산업은 50여 명의 소속 노동자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2차 하청인 물량팀 소속 노동자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물량팀은 다른 하청업체로 옮겼고, 상용직은 신규업체의 노동조건이 기존 업체보다 후퇴하여 다른 업체로 이직하기 위해 구직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세운산업 소속 노동자 50여 명 중에서 10여 명만 신규업체에서 노동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정부의 정책자금이 많아서 임금의 부족분을 메울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정책자금이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그 부족분을 기성금 인상으로 충당되어야 하는데, 그만큼 기성금이 인상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청사업주들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힘들다고 합니다.
신안산업 업체장 말에 따르면, 영업을 지속할 경우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라고 합니다. 적자가 누적되면 대지급금을 신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노동자는 생활비인 임금을 늦게 받게 되어 대출해야 하고, 법률 수수료까지 부담하면서 이중의 피해를 입게 됩니다. 하청사업주도 체불임금 등의 법적 책임을 져야합니다. 신안산업은 사용자와 노동자의 피해를 줄이고자 폐업을 결정했다고 들었습니다.
 
 
3. 특히 이번 사태에서 노동조합 간부들이 표적 해고되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근태와 기량 문제가 없었던 노조 임원만 해고되었습니다. 원청은 책임 없고, 하청은 권한 없다고 합니다. 원하청 관계는 갑을관계입니다. 하청업체의 모든 매출은 원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인력공급업에 불과한 하청사업주는 원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원청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압력을 가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은 두 명 임원의 해고는 노조 활동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4. HD현대삼호 사내하청업체 신안, 세운산업 폐업 문제에 지역과 노동계 적극적인 연대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지만, 상생협약은 추상적 목표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 실천 과제는 없었고, 1년이 훌쩍 지났지만, 성과는 없습니다. 직접 당사자인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를 배제했기 때문입니다. 이중구조 개선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만, 조선소는 이중구조가 아닙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되었습니다.
 
정부와 원청은 조선소 폐단 원인을 이중구조 문제로 진단했습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시각은 현장과 동떨어진 문제 인식입니다.
 
고용형태로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분류하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폐단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고용형태를 면밀하게 나눈다면 같은 선박을 정규직, 1차 하청 본공(상용직), 2차 하청 물량, 돌관, 위장형 개인사업자 형태인 3.3% 프리랜서가 생산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주소지가 다른 사외업체도 같은 다단계 고용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임금형태로 분류한다면 포괄일당, 포괄시급(직시급), 월급, 물량제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구조를 정리하지 않고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겠다는 말은 언어도단입니다. 고용과 임금형태로 분류할 때 기준점도 없습니다. 그 결과 조선업이 호황기에 진입하자 원하청 노동자의 임금 격차는 커졌고, 다단계하청고용구조는 확대되었습니다.
 
다단계 하청고용구조를 단순화하여 고용 안정과 임금 체계를 정리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임금 격차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청 임금을 몇 퍼센트를 올렸다고 발표하는 방식은 곤란합니다. 이중구조를 개선하겠다는 허울로 홍보전만 펼칠 것이 아니라, 조선소 다중구조를 개선할 정책과 제도가 수립되어야 합니다. 불법파견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하청 사업장에서 위법 소지가 많은 다단계하청고용구조를 적극적 행정으로 단속하는 편이 효과가 크다고 봅니다. 원청의 자율과 선의에 기대한다고 나아지지 않습니다.
 
HD현대삼호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하청업체는 적자라고 아우성이라고 합니다. 기성금 구조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불황기를 견뎌온 하청노동자는 임금 인상 욕구가 강한데 이러한 환경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열악한 삶은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외쳤던 22년 대우조선하청파업에서 전국으로 알려졌습니다. 임금, 안전, 복지에서의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정부의 시혜적인 정책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한 정책들은 간접적으로 사용자를 지원하고, 오히려 노동자의 차별을 고착화하게 만듭니다.
 
노동자를 배제한 상생협약과 지방정부의 각종 정책 지원으로 하청노동자의 삶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일례로 불황기에 고용위기지역을 선정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심지어 자치단체, 기초의회에서 혈세를 직접 지원까지 했지만, 구조 조정할 만큼 했고, 임금삭감은 원하는 대로 진행했습니다. 4대 보험 체납처분 유예 정책으로 노동자는 극심한 피해 입었습니다.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불만과 서러움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하청노동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노조 임원을 표적 삼아 해고했습니다. 노조 활동을 하면 해고 된다. 아무도 나서지 말라며 생존권을 위협했습니다. 노동자의 삶을 바꾸어내는 힘은 헌법과 근현대사가 규정하고 증명했듯이 노동자는 노동조합으로 단결하고 투쟁하고 쟁취하는 방법이 유일합니다. 노동조합을 지켜낼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절실합니다.
 
 

5. 전남노동권익센터는 취약계층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 쟁취를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에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십시오.
 
HD현대삼호는 서남지역에서 유일한 대공장입니다. 사내하청에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1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원하청사업주를 지원하는 정책만 도입해 왔습니다. 최근 사례만 본다면, 전라남도 재직자 희망공제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얼핏보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여 하청노동자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좋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숙련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청노동자의 차별받는 삶과 열악한 현실도 바뀌지 않습니다. 임금 인상 대신에 희망공제 사업으로 그 간극을 메우는 방식은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HD현대삼호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HD현대삼호가 생산의 주역인 하청노동자를 책임 있는 자세로 노동조건을 개선하도록 만들어가도록 지역 여론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조선업 관련한 정책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입안할 때 원하청사업주의 의견만 청취하고 반영하지 말고, 지역민으로 구성된 하청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었으면 합니다. 전남노동권익센터에서 마중물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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